내 사랑이 그렇게 쉬워보이니? by 잠든코끼리


왜 내 사랑이 다들 쉽다고만 하는지- 정말 그런건지.

"너는 왜 사랑을 하지 않고 연애를 하려고 그러니." 라는 누군가의 말씀에
나는 정말 내가 그런건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 충격이었다.
나는 주객이 전도된 환상을 품고 있던 걸까? 잘못된 애정관을 가지고 있는 걸까?
나는 누군가를 항상 사랑해주는데 그게 연애까지 닿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생각엔 뭔가 단단히 착오가 있었나보다. 내가 정말로 사랑과 연애를 나눠놓고 행동하고 있었는지.
설사 내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볼 수 있었는지. 나는 무서워졌다.

사랑. 사랑. 사랑.

사랑엔 정답이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사랑과 연애의 상관관계. 그것에 있어서 가장 올바르기 위해 노력하는 최선의 정답을 찾고 싶었다.
나는 사람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사실은 사랑을 하지도 않으면서 사귀기를 바라고 있었던 걸까?
나는 그러면서 좋아한다는 착각에 빠져 환상에 젖어들고 자기 감정에 푹 빠지고 혼자 좋아하고 혼자 아파하고 그랬던걸까?
나는 ... 뭘까? 왜 지금 이런 혼란을 느껴야하는지. 문제점을 찾고 있는건지. 나는 뭘지......

잠깐 문득 스쳐가겠거니 했는데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빙빙 맴돌며 괴롭게 한다.
정말 내가 사랑을 하지 않는건지. 혹시 마지막 헤어짐에서 아직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건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안된건지. 정말 생각이 없어진건지. 정말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감정에 치우쳐 쉬웠던건지. 사실은 이 모든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도 있었는지. 사실은 알고 있었던건지..

내가 좋아해서 연애하자고 얘기했던 그 남자도 얘기했었다.
"너는 왜... 쉽니." 하고. 나는 그냥 좋아해서 순순히 따라줬고 좋아하니까 같이 있고 싶었고 비록 사귀지도 않았지만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쉬웠던거야? 그게 쉬운걸로 보였나?
내 사랑이 아무렇지 않아 보이니? 아니면 사랑에 진실성이 없어보여? 내가 쉽게 행동했어? 어디가 대체 쉽다는거야?

최근에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게 되었는데 작가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에 대해 적잖게 공감하면서 보고 있다. 나는 아직 3회까지밖에 보지 못했는데 주인공 준영이 가지고 있는 사랑과 연애에 대한 나름의 문제점이 어찌나 내 가슴을 후벼파는지. 마치 작가가 나를 툭-툭 건들면서 '얘- 잘 보고 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쉬워? 내 어디가 쉬워? 내가 생각이 없어? 내가 진지하질 못해?"

눈물을 가득 머금으며 나 역시도 되묻지만 나에게 돌아오는건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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